“인생도 미스터리, 책도 미스터리”
영원한 알라디너 물만두 1주기 추모식

지난 10월 14일, 물만두 고 홍윤 (이하, 물만두) 기일을 하루 넘긴 날 CAFE BEN JAMES'에서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물만두의 추리책방>, <별 다섯 인생>이 출간된 후 물만두의 추모 행렬이 이어져 만든 뜻 깊은 자리에 그녀와 따뜻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0. 책 나와 기쁜 맘 반, 물만두를 그리워하는 맘 반

하나 둘 추모식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여느 출판기념회와 달리 조심스럽고 숙연한 분위기이다. 만남의 기쁨을 조금 감추고 물만두가 작고하고 1년이 지나 나온 두 권의 책을 펼쳐본다. ‘사악사악’ 종잇장 넘어가는 소리에 이미 눈시울이 붉어진 사람도 몇몇 있다.
“살아생전, 몇 번 책을 내자는 제의를 받았었는데 거절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자신의 글이 그토록 사랑했던 책으로 나온다는 것이 조심스러워서였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물만두님이 돌아가시고서야 책이 나오니 너무 아쉽네요. 막상 보셨으면 좋아하셨을 텐데…….”


#1.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일도 아니야

노래는 감정의 표현을 말한다. 그 말이 악기와 만나 불리는 것이 된다. 물만두를 추억하기 위해 추모식 처음 EasyFM의 노래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의 노래 중 물만두를 추억할 수 있는 <갑자기>와 <아니야>를 들려줬다.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물만두의 삶은 끝이 <아니야>.”
그들은 이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그리고 슬픔에 잠긴 우리를 다독여줬다. 이별의 슬픔이 역설적으로 쓰인 노랫말이 가슴에 더 와 닿았다.


[물만두 1주기 추모 동영상]


#2. 이제야 우리는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물만두 1주기 추모식의 진행자는 바다출판사의 정인화 팀장님이 맡았다. 그녀는 <별 다섯 인생>의 책임편집자이기도 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특유의 재치로 부드럽게 만들어주던 정 팀장님도 동영상 상영 후에는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책을 편집하며 친구처럼 언니처럼 느껴졌던 물만두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영상 상영이 끝난 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에 잠시 숙연한 시간을 가졌다. 물만두의 빈자리에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그 순간에는 그녀의 아름다운 삶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3. 아름다운 물만두의 아름다운 두 노래

살아생전 물만두가 즐겨듣던 노래가 있다. 그 노래를 EasyFM이 자리에 참석해준 많은 사람에게 선물했다. 분위기에 더 어울리도록 담백하게 편곡을 해 들려주었다.
“사실 처음 요청곡을 받았을 때 깜짝 놀랐어요. 보통 출판기념회에는 발랄하고 분위기 좋은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하거든요. 그런데 물만두님에 대한 이야기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아, 이렇게 불러야겠다’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우리의 감정이 듣는 이들에게 전해졌길 바라요.”


#4. 나를 버리고 무정하게 떠나갔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파란여우 방명록

물만두를 사랑했던 사람들 중 유난스레 그녀를 사랑했던 이들이 있다. 그들이 ‘추모사’라는 이름으로 1년 동안 물만두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 섰다. 원래 처음 추모사를 하기로 한 조선인님이 결국 말을 잇지 못하는 바람에 이은 작가가 청중들 앞에 서는 것으로 추모사가 시작됐다. 이은 작가와 조선인님, 파란여우님은 표현만 달리 했을 뿐 같은 말을 했다.
“우리는 여전히 물만두를 사랑하고, 영원히 물만두를 기억할 것입니다."


#5. 우리를 모이게 한 것은 어떤 책일까?

모두들 궁금해 하는 물만두의 책 두 권. <물만두의 추리책방>과 <별 다섯 인생>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다출판사의 정일웅 팀장님이 책을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까지 하였다.
이은 작가는 <물만두의 추리책방>이 일본에서 출간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주었다. 우리나라의 추리문학의 제대로 된 수준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혹시 모르니 기대해보자. 물만두의 책이 일본에서 번역될 지도 모른다.


#6. 감사합니다.

앞 테이블에 사람들의 말소리에 귀 기울이던 둘. 만순이와 만돌이가 감사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무대로 나왔다. 물만두의 가장 사랑했던 여동생, 남동생이 물만두를 대신해 자리를 채워주었다.
“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책을 펴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저희는 끝까지 이 책을 펴보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재밌게 읽고 많은 사람들에게 누나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다출판사 김인호 대표님이 사람들 앞에 섰다. 이 뜻 깊은 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김 대표님이다.
“처음 이 책을 기획할 때 편집팀에게 전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네의 일기처럼 이 책을 만들어라. 웬만하면 글에 많이 손대지 말고 날 것 그대로 전해라.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라고 말입니다.”
김 대표님은 이 두 권의 책이 물만두를 대변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녀 그대로를 투영하는 것이 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했으리라 믿는다.


#0. 물만두1주기 추모식 끝

추모식에 와준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하는 것으로 추모식이 끝났다. 저자 없는 출판기념회라 준비 단계부터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성황리에 마치게 됐다.
우리는 염원한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기를. 그리고 또 염원한다. 물만두와 같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우리를 보듬어 주기를. 물만두는 최고의 서평 블로거이자 따뜻한 사람이었다. 추모식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앞으로 계속 물만두를 간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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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