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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3 교과서를 믿지마라(개정판)
  2. 2012/02/22 자녀교육서 이벤트!
  3. 2012/02/22 만화인물성경 앱북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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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증보판에서는 지난 1년간 5학년과 6학년의 새 교과서로 가르친 결과 드러난 문제점과 검정 영어 교과서와 제도가 담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분석 결과가 대폭 추가되었다. 2012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주5일 수업제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 결과도 수록되어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 주고 있다.

 

초등 교과서 왜 믿을 수 없나?

2011년에 전국 초등학생 5, 6학년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부할 양이 너무 많고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업과 방과 후 학교, 학원, 숙제 모두 포함하여 하루 평균 공부하는 시간이 8시간 이내인 학생은 35.4퍼센트, 8시간 이상인 학생은 57.5퍼센트로 나타났다. 과중한 학습부담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한하는 것은 어린 학생들의 미래를 제한하는 아동학대와 다르지 않다.

 

필자 중 한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4학년 학생 30명에게 물었다. “교과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수가 ‘공부, 숙제, 시험, 지식, 학교’라고 대답했다. 이 정도야 예상했던 답변이지만 ‘짜증, 지겨움, 싫음, 지옥’이라고 대답한 아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교과서가 즐겁게 여겨지진 않더라도 이 정도 표현까지 나온다는 사실에 자못 놀랐단다. 이것은 공부를 싫어하거나 교과과정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몇몇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교과서를 한 번이라도 펼쳐본 부모라면 ‘교과서가 왜 이렇게 어렵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과서를 연구하고 가르쳐 온 초등교육과정연구 모임은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까지 바보로 만들고 있는 교과서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수차례의 개정을 거듭해 왔지만 체계 없이 짜깁기한 엉터리 교과서가 아이들과 교사를 ‘지옥(?)’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체계 없이 짜깁기한 엉터리 교과서

현재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교육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과 2007개정 교육과정이 뒤섞여 있다(현행이 2007개정 교육과정이고 이전이 제7차 교육과정이다. 2000년에 제7차 교육과정에 맞춘 교과서가 나왔으며, 이후 2007개정 교육과정에 맞춘 새 교과서가 전 학년에 모두 적용된 것은 2011년부터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거의 5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언제나 부분적으로 있어 왔다. 이번에는 10여 년 만에 교육과정이 바뀌는데 개정 과정에서 학년 간 교과 내용 이동이 많아 여기저기 구멍이 생기게 되었다.

영어 교과에서도 학습 결손이 많다. 현 정부의 영어몰입정책으로 5, 6학년 영어 시간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는 못 배웠던 내용도 있고, 시수로 따지면 102시간(3, 4, 5학년 모두 1시간 분량씩)의 수업 시간 결손을 감수하고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전 교육과정에는 파닉스(문철법)가 없었는데, 2007개정 교육과정에서는 3학년부터 배우는 식이다.

수학의 경우 제7차 교육과정에서 초등학생 수준에 너무 어렵다고 중학교로 보냈던 방정식, 정비례와 반비례 내용을 다시 초등학교로 가져와서 3년 내내(2008년~2010년) 보충수업을 해야만 했다. 과학은 5학년에서 배운 내용이 많이 보이고 ‘우리 몸’이나 ‘지진’에 대한 내용은 더 낮은 학년으로 내려가서 아예 못 배우게 되는 등 문제는 심각하다.

 

  아이들 발달 단계를 무시한 교육과정, 한 술 더 뜬 교과서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한 지 불과 한 달 뒤 교실 풍경을 보자. 국어 1단원 듣기·말하기 네 번째 시간. 간신히 글씨를 따라 쓰는 아이들에게 자기 소개서를 간단히 적어 친구들에게 발표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집에서 한글을 익혀 오지 않은 아이들과 집 주소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무리한 수업 목표이다.

쓰기 6단원에서는 ‘재미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담은 시를 써 보고 친구들 앞에서 낭송해 봅시다’가 수업 목표이다. 수업의 흐름을 보면 시 한 편을 써서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다른 친구의 시를 듣고 내 생각을 써 주어야 한다. 한술 더 떠서 친구가 써 준 글을 읽고 내 생각도 써야 한다.

1학년뿐만 아니라 2학년 국어 교과서 또한 아이들의 수준에 비춰 볼 때 텍스트와 단원의 구성, 학습 활동들이 대부분 쉽게 빠져들기 힘든 정도이다. 조사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기, 조리 있게 말하기, 좋아하는 것 설명하는 글쓰기, 설명하는 것 추측하기 등을 하라고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2학년 2학기 수학에 나오는 분수는 어렵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발달 수준과 맞지 않다. 분수는 1에서 분리되는 것인데 발달과정상 1, 2학년은 아직 나와 너, 세상과 나를 구분하지 않는 단계이고 3학년이 돼서야 서서히 나와 세상을 분리시켜 가기 시작하므로 발도르프 학교의 경우 4학년에 분수를 도입한다.

3학년 사회 교과에는 자연환경을 지형과 기후로 나누라는 내용이 나온다. 자연환경을 비, 눈, 바람, 해로는 나눌지언정 어떻게 지형과 기후로 나눌 수 있을까? 교과서에는 지형과 기후의 뜻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배우지도 않은 그림지도, 기상청의 통계 자료를 알아보라는 문제도 나온다. 급기야 아이들이 경험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다른 나라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 간다. 3학년 아이들은 이제 막 나와 내 친구, 우리 가족을 벗어난 대상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시기이고 고학년이 되어도 외갓집이나 휴가지 등 직접 다녀온 곳의 지역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3학년에게 산, 들, 하천도 이해시키지 않은 채 우리 고장과 세계 지형, 기후를 오가며 공부하라는 건 아이들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몰아대는 꼴이다.

5학년으로 내려간 역사 영역도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무시한 교육과정의 일례다. 교사들은 6학년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기만의 세계관이 생기기 시작하는 나이라 역사 수업이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할 만하며, 이때를 아이들이 최초로 사회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로 보았으나 역사 영역이 5학년으로 내려가 버렸다.

2004년부터 시작해 2007년 2월에 끝난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통해 이뤄진 일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초등학생 발달 단계와 여러 영역이나 교과를 통합해서 주제학습도 하는 초등교육의 성격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며 생각을 쥐어짜는 교과서

한 학부모가 지난해 4월, 3학년 수학 교과서를 보다가 너무 화가 나 교과부 장관에게 다음과 같은 질의서를 보냈다고 한다.

“장관님! 왜 21÷3=7인지 세 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왜 527+694=1221인지를 만 8세된 초등학생들이 세 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까? 어른인 저도 모르겠어서 참고서를 봐야 합니다.”

이 학부모의 지적대로 이런 문제는 교사들에게도 원성을 사는 문제라고 한다. 아직 기본 학습도 안 된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운다며 자꾸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한다. 이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이들은 “그냥”이라고 대답한다. 수학자가 찾아낸 방법을 학생들이 무슨 수로 찾아낸단 말인가? 어떤 경우는 한 페이지에서 두 번이나 이렇게 묻기도 하니 교사들 사이에선 “이건 수업이 아니라 고문”이라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수학에서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과 같은 일이 국어에서도 반복된다. 2학년 쓰기 교과서를 보면 단원마다 들어 있는 글은 분량이 많고 내용 또한 어려운데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쓰는 활동이 들어간다.

쓰기 교과서는 물론이고 듣기․말하기나 읽기 교과서의 세세한 활동을 보면, 제시된 글에 대한 생각을 먼저 써 보게 하거나 자신의 의견이나 물음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정리하여 쓰게 하는 활동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관심 있는 운동에 대하여 친구들에게 알기 쉽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하여 봅시다’라고 하여 한 페이지에 걸쳐 글을 쓰도록 했다. 그러고는 다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친구들 앞에서 알기 쉽게 말하여 봅시다’라고 한다. 이처럼 지나치게 많은 질문과 쓰기는 아이들이 논리정연하게 말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기와 말하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없도록 한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 때문에 교과서를 지루하고 어렵게 느낀다.

 
사교육을 부추기는 교과서

2000년 제7차 교육과정 교과서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부모들이 난처해했다. 교과서에 어른이 봐도 어려운 낱말들이 있고 내용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 탓인지 모든 유치원이 한글 교육 압력을 받고 선행학습을 받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당시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인 EBS <부모>에서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쏟아지면서 교육부 당국자에게 “한글을 가르쳐서 학교에 보내야 하나? 가르치지 않아야 하나?”며 묻기도 했다. 그러자 교육부 측에서는 한글을 안 배워 온 아이도 학교에서 4주만 배우면 따라갈 수 있는 내용이라고 답변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 한글을 체계적으로 배워서 실력을 키워 나가는 게 아니라, 유치원 때 한글을 배워서 가도 따라가기 어려운 교육과정이다. 대체 왜 그럴까? 낱말과 낱자를 체계적으로 배울 시간이 부족하고 문장쓰기 훈련 시간도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어 교과서를 보면 ‘나, 너, 우리’에서 시작해 몇 가지 낱말을 배우다가 글자의 짜임, 자음, 모음을 몇 번 공부하고 받침 있는 글자, 띄어 읽고 쓰기, 틀린 글자 고치기, 문장부호 배우기로 들어간다.

아이들이 이 시간만으로 한글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읽고 쓴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한 줄 쓰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바로 그림일기를 쓰고 줄글을 줄줄 쓰고 글의 형식까지 고려해 완성해야 한다. 결국 한글을 안 배우고 온 아이들은 1학년부터 부진아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은 사교육 시장에 아이를 맡기고 일기 쓰기, 독서장 쓰기까지 훈련시켜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다.

부모들이 사교육의 유혹을 느끼는 주요 과목 중 하나가 영어다. 이전에는 중학교부터 배우던 영어가 초등 3학년 과정에서 시작되고, 2010년부터는 주당 수업 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나 부모들은 사교육을 더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한다. 교과부는 초등 영어 교육 시간이 늘어나고 투자를 늘렸으니 전보다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홍보하는 반면, 교사들은 3학년부터 영어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생기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지역 환경에 따른 격차가 더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한다. 초등학교 교과목에 영어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객관적인 연구 성과 하나 없고 시수 확대 과정에서도 주장만 난무할 뿐 체계적인 연구는 부족했다.

1997년 초등학교에 처음 영어 교과를 도입할 때도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사교육비 경감이었다. 하지만 사교육비가 기하급수로 늘어났고 영어 실력은 여전히 그 자리이다. 영어 시간 외에는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우리 사회에서 영어를 어떤 맥락에서 접근해야 할지, 효과적인 영어 학습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저 영어를 많이 접하면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영어학자들은 영어를 일찍 공부할수록 영어가 중요하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강해져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외국어이기 때문에 배울수록 실력이 나아지고 자신감이 생기기보다는 더 어렵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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