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중 추진했던 〈비전 2030〉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에 출간한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 13800원)에서 자세히 소개되면서부터다.
변 전 실장은 이른바 ‘신정아 사건’으로 불명예 퇴직한 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철학과 복지 사회에 대한 비전을 소개하는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을 출간했다. 책에서 변 전 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을 ‘경제 대통령’이자 ‘복지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가야 할 복지 비전과 재정 개혁의 틀을 가장 체계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며 2006년 참여정부가 발표한 〈비전 2030〉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비전 2030〉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시하고 변 전 실장(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이 수행한 장기 국가 미래전략이다. 〈비전 2030〉은 구체적인 재정 계획에 따라 작성한 복지 투자 중심의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으로, 변 전 실장은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국가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비전 2030〉은 ‘세금 폭탄’ ‘노무현판 복음’이라는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비전 2030〉의 주요 골자는 복지 지출 증가 및 제도 혁신을 통해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4만 9000달러, 삶의 질 세계 10위, GDP 대비 복지 지출 규모를 21%(2005년 당시 8.6%) 달성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런 계획은 당시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허황된 미래상’ ‘공허한 청사진’이라는 등의 비난을 받았다.
변 전 실장은 이런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비전 2030〉이 제시한 2030년 1인당 GDP(4만 9000달러)는 2005년 스위스 수준이다. 삶의 질 순위(세계 10위)는 2005년 미국 수준이다. 이를 위해 복지 지출 규모를 2019년에 2001년 미국 수준인 15%, 2024년에 2001년 일본 수준인 17%에 도달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2030년에 2001년 OECD 평균 수준인 21% 수준으로 증가시키겠다는 것이다. 변 전 실장은 이러한 목표치가 오히려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고 아쉬워한다.
변 전 실장은 ‘세금 폭탄’ ‘복지국가 세금청구서’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비전 2030〉에서 제시된 추가 재정은 1100조 원이다. 어마어마한 숫자로 보이지만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400조 원 수준이다. 또한 그 액수를 2006년 발표 당시부터 2030년까지 25년으로 나누면 매년 GDP의 2% 수준에 해당하는 액수만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다. 특히 2010년까지는 별도의 증세 없이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추진 가능했음에도 세금 논란에 휩싸였다며, 증세 논란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08년 8월 〈비전 2030〉을 공식 폐기한 뒤 2010년 6월 〈미래비전 2040〉을 발표했다. 2040년 1인당 GDP 6만 달러 달성과 세계 10대 경제대국 도약이 핵심이다. 그러나 변 전 실장은 〈미래비전 2040〉에는 재원 대책이 전혀 없어 그야말로 ‘전망’에 불과한 장밋빛 보고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변 전 실장은 〈비전 2030〉이 강화된 사회연대 속에서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성이나 학력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계층간 원활한 이동이 보장되는 사회,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그린 계획서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누구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비전 2030〉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비전 2030> 원문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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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과 생각이 깊어지는 웹 2.0시대의 글쓰기 매뉴얼

요즘 글쓰기는 타인에게 ‘나’를 알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누리꾼의 관심이 미니홈피에서 블로그로 넘어가면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정보와 사진이 아닌 블로그 주인의 개성이 드러난 재미있고 새로운 글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 등을 통해 인터넷의 ‘논객’이 되었어도 신문, 잡지 등 기성 매체에서 ‘라이터’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과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글쓰기 방법이 달라서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이 책의 저자인 김봉석은 ‘아니오’라고 말한다. ‘야구에서 배팅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직구와 변화구를 치는 방법이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처럼, 글쓰기의 기본 방법은 동일하나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쓰느냐에 따라 테크닉이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라고 한다. 그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영화 평론가, 만화 평론가 등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그의 공식 직함만 최소 세 개에 이른다. 또한 저자는 사이버 공간과 인쇄 지면을 가리지 않고 대중문화 전반의 평론가로 활동해 온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올해 초부터 홍대 상상마당에서 ‘전방위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금껏 전업 글쟁이로 살아오는 동안 체득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기본기와 구체적인 테크닉, 글쓰기의 다양한 형태들을 보여 주고 각각의 특징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준다. 글을 전문적으로 쓰고자 하는 사람이든,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든 특별한 목적에 구애받지 않고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나도 편의점 음식 평론가 채다인만큼 쓸 수 있다.

편의점의 삼각 김밥과 햄버거 등을 품평하다 어엿한 음식 평론가로 대접받고 있는 채다인은 이미 인터넷에서 유명한 블로거다. 저자는 채다인의 예를 들어 특정한 과정을 거쳐 작가가 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었던 글쓰기가 일반화되었다고 말한다. 모든 이가 창작자가 되거나 주체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예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결혼 11년차 주부였던 문성실은 요리 블로그를 운영해서 요리책을 네 권이나 낸, 오프라인에서도 성공한 파워블로거다. 덕분에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이제 여러 온오프라인 매체에 요리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외식 업체의 메뉴 개발 자문까지 겸하고 있다.

막연한 글쓰기는 어렵지만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의 구체적인 감상을 말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 예로 저자는 TV 앞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자주 가는 음식점의 맛에 대해 품평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알게 모르게 누구나 일상의 모든 것을 비평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런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각광 받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 책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특히 채다인처럼 보통 사람이지만 탁월한 시각과 분석 능력을 가졌다면 공인된 경력 없이도 자유롭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예술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정보 등을 글로 써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저자는 주목 받는 비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비법도 함께 공개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을 길러서 글의 향기를 만들고 독자와 소통하는 동시대 감각을 유지하며 대중적 감성으로 접근하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라는 귀띔도 빠뜨리지 않는다.

3. 세상은 넓고 글쓰기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개인의 글쓰기가 일반화되면서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 행위였던 글쓰기가 디지털 시대에 빚어진 소통의 간극을 메우고 있다. 시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만을 창작의 전부로 보는 낡은 시선도 사라지는 추세다. 일상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 글쓰기도 분명히 창작의 한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책, 영화, 드라마, 만화, 여행, 시사, 에세이 등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보탤 만한 글쓰기의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 글쓰기를 거대한 부담으로 느낄 필요도 없다. 책 속에서 저자가 여러 번 강조하듯이 독자나 소재의 특성에 따라 글쓰기의 테크닉이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많이 읽고 쓰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글쓰기의 기본기 말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러한 테크닉을 빠르게 잡아내는 것이다. 다만 무엇에 대한 설명과 분석이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야 하고 독자 스스로 글의 논리에 동의하여 적어도 그럴듯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우선 과제이다, 독자와 소재의 특성을 고려하기에 앞서 치밀한 논리 전개와 그에 합당한 근거를 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글쓰기가 몸에 배게 하려면 동인부터 만들어야 한다.

글을 쓰는 목적은 모두 다르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쓸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이 일 년여 동안 진행했던 글쓰기 강의 경험을 살려서 글쓰기에 앞서 ‘동인’부터 만들라고 조언한다. 그 이유는, 글쓰기의 동인이 생기면 자신의 글을 읽어 주는 팬과 비평가를 동시에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최소한의 강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원고지 2~3매 정도의 분량으로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쓰면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글쓰기가 취미로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화나 책의 인상적인 구절을 옮겨 적거나 느낌만 한두 마디 적어도 상관없다고 격려한다. 그 밖에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쓰기의 기본기는 실제 활용하기 좋은 정보로, 독자의 눈길을 처음부터 사로잡기는 데 꼭 필요한 구체적이고 쓸모 있는 방법들이다.

서두에서 끌어당겨라 │ 끝이 좋으면 다 좋다 │ 정보는 중요하다 │ 문장은 되도록 간결하고 정확하게 │ 글의 성격에 따라 시점도 달라진다 │ 초고는 뜨겁게, 퇴고는 냉정하게 │ 독자에 따라 글쓰기도 달라진다 │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라 │ 사고의 단계와 퇴고의 과정을 절대로 생략하지 마라
물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그리고 쓰는 것, 그것이야말로 글쓰기의 정도正道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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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신화 아메리카
종교적 자유와 신념, 용기와 공동체, 타협과 좌절, 그리고 전쟁……
미국 건국사의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다!

왜 미국은 필그림을 선조로 생각하는가

역사적 양심과 가치에 위배되는 진실은 은폐되거나 축소되기 쉽다. 사람들은 역사를 깨끗하고 흥미로운 축제의 장이라고 생각하며 피비린내와 분노, 아첨과 협잡의 역사는 외면하려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을 묻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해 온 최초의 유럽인들은 필그림Pilgrim(순례자)이 아닌, 1607년 봄에 버지니아에 도착한 104명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제임스타운이라는 식민지를 건설하고 정착 생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을 선조로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부분 빈민, 부랑자, 범죄자 등으로, 선조로 내세우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비천한 계층 출신이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조건 미달이었다.





미국의 건국 신화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후, 1620년 종교적 자유와 신념을 위해

메이플라워Mayflower라는 낡은 배를 타고 뉴잉글랜드 플리머스로 건너온 순례자들에게서 시작된다. 이들은 분리주의자Separatist라고 하는 청교도의 한 급진적 분파였는데, 영국 제임스 왕의 종교적 박해와 억압을 피해 순수하게 종교적 자유와 신념을 위해 척박한 땅, 아메리카에 닿은 것이다. 필그림이 상징하는 가치는 ‘자유’와 ‘신념’, 그리고 ‘개척’과 ‘모험’이라고 하는 고결함이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 건국사의 첫 페이지를 당당히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순결한 동기로만 미국 건국사의 무수한 페이지를 논할 수 있을까? 과연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하면서 어떠한 영광과 비극의 역사를 썼을까?

미국의 탄생, 그 희망과 야만의 역사를 촘촘히 읽다

『메이플라워』는 미국을 탄생시킨 중요한 사건, 메이플라워 호의 항해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최초의 순례자들이 이룩한 신화에 가려진 것은 무엇인지를 섬세하고 생생한 필치로 추적하는 작품이다. 간결한 서술과 탁월한 공정성, 소설을 능가하는 서술력과 명확한 논지를 겸비한 이 책은 필그림이 뉴잉글랜드에 정착하고 아메리카 원주민을 말살하려 했던 비극적인 사건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수많은 책과 영화에서 1620년에 필그림이 어떻게 종교적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떠나 왔는지, 메이플라워 서약Mayflower Compact 체결 후 어떻게 플리머스 록에 상륙하고 그곳의 인디언과 친구가 되었는지, 그들이 최초의 추수감사절을 기념할 수 있도록 인디언 추장 마사소이트가 어떻게 도왔는지를 설명한다.
그러나 미국 탄생 이야기는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은 대개 필그림에 관한 신화가 추수감사절이라는 일종의 역사적 환상으로 마무리되는 지점에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 너새니얼 필브릭은 이 책의 반을 필그림의 이주와 정착의 역사를 서술하는 데 할애하고, 나머지 반을 필립 왕 전쟁이라고 하는 미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전쟁을 서술하는 데 할애한다. 필그림과 그들의 후손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50년 넘게 유지한 평화 관계가 어떻게 어느 날 갑자기 전쟁으로 산산이 부서졌는지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익숙한 미국 건국사는 훨씬 새롭고 복잡해진다.




“결국 한 민족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필브릭이 새로 쓰는 미국 건국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지금의 미국이라는 나라가 전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의 한 원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정착민의 압승으로 끝이 난 필립 왕 전쟁은 이주민과 원주민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전쟁 당시 원주민의 75퍼센트가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비율로 보면 남북전쟁 당시 사망자의 두 배가 넘고, 미국 독립전쟁과 비교하면 거의 일곱 배에 달한다. 결국 한 민족의 자유에 대한 열망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노예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라면서 신대륙 발견과 적응, 공동체 형성과 전쟁이라는 패턴은 미국이 전 세계로 진출할 때마다 그대로 적용되어 왔다고 밝힌다.

세계적인 논픽션 작가 너새니얼 필브릭이 재구성한
‘가식 없는’ 미국의 역사


왜 필브릭은 이 책을 썼는가

1920년에 일어난 미국의 포경선 에식스 호 조난 사건을 바탕으로 쓴 『바다 한가운데서』로 2000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너새니얼 필브릭Nathaniel Philbrick. 그는 1986년, 19세기 미국 포경 산업의 본거지였던 난투켓 섬으로 거처를 옮긴 후 이곳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2000년에 발표한 『바다 한가운데서』이고, 또 다른 하나가 미국 건국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서술한 이 책 『메이플라워』이다.
필브릭은 난투켓 섬이 고향인 부모님의 가족사를 연구하다가 포카노케트 족의 지도자였던 필립(원래 이름은 메타코메트, 또는 메타콤이었다. 백인들에 의해 필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이라는 흥미로운 인물을 만나게 되었고, 동시에 필그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료를 연구하던 중 그는, 오늘날 로드아일랜드의 브리스톨이 본거지였던 필립이 왜 100킬로미터도 넘게 떨어진 난투켓으로 이동했는지 의문스러웠다. 『메이플라워』는 이 의문을 시작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는 답을 얻기 위해 필립의 아버지 마사소이트와 필그림에 대한 정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역사 수정주의자가 재구성한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야기

기막힌 스토리텔러 필브릭은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분석을 통해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과의 관계를 한 편의 역사소설과도 같은 장대함과 섬세함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가 고고학, 인류학, 민속학 등에 관한 700종이 넘는 사료를 바탕으로 당시의 문화를 연구하면서 깨달은 것은, “신이 아메리카 대륙에 내린 존재”라는 필그림에 대한 평가가 생각만큼 온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필브릭은 이 책에서 지금까지 필그림과 메이플라워 호가 미국의 모호한 민족성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보완해 주는 정치적인 상징이자 편견이었음을 보여 준다. 그는 필그림을 재평가한다.

여기서 필브릭은 척박한 정치적 풍토에서 살아온 미국인이 국가를 세운 사람들의 일대기에 탐욕스러울 정도로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건국사에 대한 미국인의 욕망이 역사를 감상주의 혹은 진실이 은폐된 신화로 전락시킨 것이다. 그는 소위 불온한 역사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소홀하게 다뤄지거나 아예 삭제되어 버리는 ‘껄끄러운’ 부분에 거울을 들이댄다. 그렇다고 해서 필그림의 도덕성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초창기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사건과 이후 역사와의 연관성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황무지에 에덴동산을 만들고 번영을 누리려던 꿈이 땅에 대한 집착, 인종 차별, 비열한 편의주의로 변질되어 끝내 전쟁을 불러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현명하고 매혹적인 역사 수정주의자가 재구성한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 간의 만남, 우정, 그리고 대립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놀랄 만큼 생생하고 섬세하다. 17세기 필그림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실생활, 그리고 수많은 원주민 부족에 대한 뛰어난 세부 묘사와 아주 작은 대화 하나에까지도 심혈을 기울이는 집요함이 역사의 한 장면을 새롭고 생동하는 이미지로 되살려 냈다. 필브릭은 축복받은 글쟁이이자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동시에 깊이 있는 학술적 연구로 ‘가식 없는’ 미국의 역사를 탄생시켰다.

2006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뉴스위크》 선정 ‘올해의 책’
2007 퓰리처상 역사 부문 노미네이트


『메이플라워』는 2006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유수의 언론사들이 출간된 그해 최고의 책으로 추천하기에 서슴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의 조너선 야들리는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도 선입견을 버리고 그 모든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까지 평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단의 고른 지지와 함께 일반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출간된 후 20주 동안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차지했으며, 현재까지도 그 열기가 이어져 《아마존닷컴》에 올라온 독자 서평은 300개가 넘는다. 출간된 해에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 《퍼블리셔스 위클리》《보스턴 글로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시카고 트리뷴》 등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였고, 2007년 퓰리처상 역사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최종 우승 후보로서 경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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